프랑스 화가 보나르(Pierre Bonnard 1867-1947)에 관한, 인터넷서점에서 찾은 거의 유일무이한 책. 그것도 손바닥만한 크기의 문고판. 시공사의 시공디스커버리총서 중 110번째 책이다. 보나르는 뷔야르, 모리스 드니, 폴 세뤼지에 등과 함께 고갱의 그림에 영감을 받아 <나비파 The Nabis>를 결성하여 활동하기도 했는데 일본미술에 심취해 있던 보나르의 별명은 자포나르였다고 한다. 자포니즘(Japonisme)+ 보나르. 세월이 흐를수록 그만의 독특한 화풍이 발전해 가는데 그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미묘하고 신비스런 아름다움은 시선을 한참 멈추게 한다.

책 자체는 정말 '사지 말아야 할' 타입의 책이다. 얇고 작은 책에 전형적인 다중모드형 편집이기 때문에 본문에 절대 집중하지 못한다. 보나르에 관한 책의 내용도 매우 표면적이고 단편적이어서 끝까지 읽어내기가 힘든 책이었다. 이런 종류의 책들이 폭넓은 독자를 타겟으로 하는 입문서용으로 기획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가격과 책의 사이즈와 내용이 부담없어 보여 쉽게 사게 되지만, 결국 이런 책들로 인해 '미술'은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선입견을 갖게 되니까 말이다. 이 책은 단지 보나르에 대한 국내의 거의 유일한 책이라는 점으로 위안을 삼으려고 한다. 아마존에 주문해 둔 보나르 책을 벌써 두달째 기다리고 있는데 그 갈증을 아쉽게나마 달래주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시공사에 고마워해야 할 듯 싶다. (시공사가 전두환의 아들이 경영하는 출판사라는 것을 알고 정말 깜놀. ㅠㅠ )





보나르에 관한 상세한 이야기는 언젠가 도착할 원서를 읽은 후 하기로 하고...
그의 아내 마르트를 모델로 그린 보나르의 독특한 그림을 감상해 보자.





보나르의 노랑은 고흐의 노랑과 정말 다른 느낌이다.
어떻게 이런 그림들을 그릴 수 있는지 보나르는 나의 상상력으로는 닿지 않는 곳에 있는 것 같다.






보나르: 색채는 행동한다
앙투안 테라스 지음, 지현 옮김/시공사
분류 : 북리뷰 2009. 6. 16. 1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