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영풍문고를 갔다. 윗층에 CGV가 있어서 연휴를 맞아 사람들이 많을거라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더 많은 인파에 지하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하고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야 할 지경이었다. 서점에도 여느 공휴일과 다름없이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도리는 늘 가던대로 인문학코너로 가고 나는 폴 세잔의 아트북을 찾으러 예술코너로 향했다.
요즘 인상주의를 비롯한 미술에 관한 책을 보고 있는데 근래 접하게 된 세잔의 그림이 너무 좋아서 관련 화집을 하나 사고 싶다고 생각하던 중이었다. 인상주의에 있는 세잔의 이름을 보고, 분명 많이 들어본 유명한 이름인데 왜 요즘 내가 매력을 느끼는 그의 그림을 예전에는 몰랐을까 의아해하던 중이었는데 오늘 이런 저런 책을 뒤적거리다 그 이유를 발견하게 되었다.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사과 셋은?
이브의 사과, 뉴턴의 사과, 세잔의 사과.

세잔의 사과, 세잔의 정물화때문이었다. 어릴 때 미술시간등을 통해 접했던 세잔은 사과를 비롯한 정물화의 대가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화가였던 것이다. 나는 정물화나 풍경화에 썩 매력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세잔의 이름은 알면서도 요즘 접한 그의 정물화가 아닌 그림과 그의 이름을 매치시키지 못했던 것 같다. 아직 세잔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지만 근래 강한 끌림을 느끼고 있는 그의 (정물화가 아닌) 다른 종류의 그림들은 정말 멋지다. 그의 개성이 그런 그림들에 마음껏 표출되어 있는 느낌이어서 너무 좋다.

옆에서 미분적분책을 보고 있던 곰도리에게 퀴즈를 내었다.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사과 셋은 무엇일까?
곰도리가 잠깐 생각하는 듯하더니 이내 그까짓거 라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홍옥, 부사, 국광!'

똑똑한 우리 곰도리....!
분류 : 나니도리 2009. 1. 25. 2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