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장도 보고 영화도 보고 산책도 한다.
오늘은 탄천산책대신 오랜만에 율동공원으로 갔다. 율동공원의 호수는 영하의 날씨로 꽁꽁 얼어붙어 눈이 함박 쌓여 있었다. 예상치못한 아름다운 풍경에 기분이 활짝 좋아졌다.
살을 파고드는 추위에도 아랑곳않고 번지점프를 하는 연인들의 모습이 예쁘다. 우렁찬 소리를 질러대며 산책하는 사람들의 주의를 환기시키며 주저하기를 이십여분, (여친을 향해 '사랑해~!', '화이팅~!' 등의) 드디어 뛰어내린 용감한 남친!  용감한 남친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진다.


분당에서 찾은 유일한 한식맛집 안동국시에서 칼국수와 국밥을 먹고 내친김에 안동국시의 자랑인 깻잎반찬도 한통 산다. 간만에 맛동산, 바나나킥 같은 옛날 과자를 사들고 집으로 왔다. 케이블티비에서 하는 영화 [더 게임]을 보며, 나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찔끔찔끔 읽으며 느긋한 휴식을 취한다.

오리온스는 오늘 또 졌단다. 이제 7연패다. 산책을 나가서도 약간은 농구에 마음이 가 있었는데, 요즘 오리온스는 정말 답이 없다. 과자를 너무 많이 먹어 저녁을 건너뛰었다. 오늘은 그냥 이렇게 게으르게 밤늦게까지 뒹굴거리고 싶다. 추운 겨울밤에는 이따금 따뜻하고 나른한 휴식이 필요하다. 
분류 : 나니도리 2009. 1. 17. 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