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왜 이렇게 밥하기가 싫은지 모르겠다. 주말에 마음먹고 장을 봐도 그때뿐, 재료들은 유효기간이 지나도록 냉장고 속 처음 들어갔던 그 자리에서 그대로 잊혀져 간다. 건강해질려면 더 잘해먹고 더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하는데 왜 이리 귀찮은 건지... 요리에 좀 재미를 붙일라치면 잊지 않고 찾아오는 권태감. 흑흑...

1. 날씨가 너무 춥다.
장을 보러 가기엔 날씨가 너무 춥고 스산하다. 바람이 휭휭 불어대는 오후에 하나로 갔다오는 거 참 재미없는 일이다.

2. 겨울과일 너무 맛없어요.
체온이 차가워서 그런지 나는 차가운 성질의 겨울과일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그러다보니 장보는 것도 시큰둥하다. 골드키위도 없고 복숭아도 딸기도 포도도 없는 겨울. 토마토까지 없으니 너무 서운해. 가끔 유기농 방울토마토라도 사고싶지만 심각하게 맛없는 하나로 방울토마토는 수돗물맛만 난다.

3. 곰도리가 맨날 늦게 온다.
곰도리가 매일 너무 바쁘고 저녁을 먹고 오는 날이 늘어나면서 나도 밥을 더 대충 먹게 된다. 곰도리가 일찍 오면 고생하는 서방님한테 미안해서 억지로라도 밥을 할텐데 우리곰도리가 맨날 늦게오니 만사 귀찮음.

4. 나무도마가 없다.
정말 핑계같은 이유다.ㅋㅋ 얼마전에 나무도마가 상해서 버리고 조그만 플라스틱 도마2개를 샀는데 그 이후로 재료를 써는 게 너무 재미가 없다. -_-; 나무도마의 그 통통통 경쾌하게 튀는 느낌은 정말 좋았는데 말야. 플라스틱도마는 턱턱거려서 써는 맛이 안난다. 얼른 질좋은 나무도마를 사야지.

5. 주부습진 ㅠㅠ
한동안 열심히 부엌일을 했는데 왼손 세번째손가락에 주부습진이 생기는 바람에 향이 강한 재료를 썰때마다 쓰라림에 힘들다. 그럴 정도로 심하게 일을 한 것도 아닌데... 평소에 안하다 갑자기 해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그런데 요즘엔 마늘,양파,고추 같은거 썰때 갑자기 재채기가 미친 듯이 나오는 새로운 증상이 생겨서 더 괴롭다. 흑~

써놓고보니 전부 핑계구나...
밥하고 잘 먹는 습관 들이는 거 참 어렵다. 이렇게 손놓고 있다간 그동안 공들였던 식습관개선이 물거품이 될텐데...
2009년에는 좀더 좋아지도록 조금씩 더 노력해야겠다.
분류 : 나니도리 2008. 12. 23. 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