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중독

요즘은 이틀에 한번 약을 먹는다. 원래 처방은 하루에 두번, 상태를 보면서 조금씩 줄이라고 해서 노력중이다. 평생 먹어야 할 약이니 참을수 있을 때 조금이라도 적게 먹자 하고 늘 약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지낸다.  그런데 요즘 약물중독이라는 게 어떤건지 알것 같은 기분이 되었다. 소염진통제, 근이완제, 위장약을 먹고 있는데 근이완제때문인지 약을 먹고 두어시간이 지나면 몸이 가뿐해지면서 기분이 좋아지고 의욕이 생기는 것이다! 쓰라리는 통증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게 몸이 땅속으로 꺼질듯한 무거움인데 약을 먹으면 (좀 과장해서) 날아갈 듯 몸이 가벼워지는 것이다. 자유자재로 몸을 움직이는 게 당연해서 건강이라는 말은 조금도 관심이 없던 어린시절처럼. 

이제껏 느껴보지 못한 약의 효과에 감탄하면서 약을 안먹는 날이 조금더 힘겨워졌다.  처음에는 지나치게 긴장하여 무리하게 약을 거부해서 문제였는데 이제는 약에 의존하는 마음을 떨쳐내기가 어려워지는 것이 문제...ㅠㅠ  처방받은 한달치 약 60개로 6개월은 버텨야지 하고 까만봉지안에 넣어 하나하나 아껴가며 먹고 있다. (곰도리가 까만봉지를 쓰레기인 줄 알고 버릴까봐 잠시 걱정했는데, 진짜로 곰도리가 버릴려고 했다!) 저 약을 6개월동안 먹으려면 빨리 회복하도록 열씨미 운동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산책해야한다. 아니, 바보같은 소리나 하는 병원에 안갈려면 1년은 먹어야지. 그럼 더욱 열심히 관리해야해!! (그런데 지금도 약기운에 앉아서 글을 쓰고 있는 듯?! )
분류 : 나니도리 2011. 8. 19. 00:23
제목 : 약물중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