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제침체속에서 쉽게 무너지는 서민 일상을 보며 느끼는 것 한가지. 교육, 의료, 의식주 등 인간생활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이 공공정책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극도의 자본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에서 심한 경제불황이 닥칠 때, 서민들이 죽어나가는 건 시간문제라는 것. 모든 것이 자본의 지배를 받는 자본주의에서는 이미 자발적인 공동체라는 것이 거의 무너져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닥치면 방어막이 없는 것이다. 그 옛날, 어려운 시절, 빈궁했지만 사람과 사람의 유대, 소규모 공동체라는 자발적 연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지속가능한 생활이 이제는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에 회사갔더니 해고통보'이메일'(!)이 와있더라, 연봉삭감에 토,일요일도 의무근무하라더라, 같은 자본주의의 고약한 치부를 드러내보이는 이야기들이 난무하는 요즘,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고 한달 살아갈 돈도 없게 된 사람들은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을까. 죽어 나자빠져 있어봐야 한달이 지나도 이웃이 알 수 있을까 말까한 세상이다. 그런데도 권력을 갖고 있다는 사람들은 제 뱃속 챙기기에 바쁘다. 지 자식이 그렇게 죽어가고 있다면 기를 쓰고 지 목숨까지 내놓을 인간들이. 스트레스 받아 죽지 않을려면 뉴스도 골라서 봐야할까보다. 구구절절 맞는 이야기이긴 한데 너무 비현실적이지 않나 생각했던 '땅의 옹호'의 김종철님을 비롯한 녹색평론인들, 권정생 선생님의 말씀들이 더 가슴에 깊이 와닿는다. 어쩜 같은 사람의 모습이 그리도 극적으로 다를 수가 있는지... 자본주의는 사람과 사람간의 유대를 단절시키고 그 단절속에서 사악한 악의 꽃을 피운다.

어찌하다보니 요즘은 계속 19세기중후반과 20세기 초반의 유럽의 문화사에 대해 공부하게 된다. 당시의 미술사를 읽다보니 자연히 서양미술사 전반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근래에는 '서양미술사'라는 책을 보고 있기도 하다. 여러 역사책과 진화론/창조론을 둘러싼 논쟁들에 대해 읽을 때도 서양역사 전반에 토대가 된 기독교에 대해 하기 싫어도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미술사를 읽다보니 종교관련한 미술이야기가 70-80%를 차지하고 있어서 이제는 호기심을 넘어 지겹기까지 하다. 서양역사에 대해 공부하다보면 기독교뿐만 아니라 유대교, 이슬람교에 이르기까지 그 세계를 2000년이 넘게 지배하고 있는 그 대단하신 '유일신교'들에 대해 공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한편으로 인간의 한계와 그 본성으로 인해 유일신 종교의 득세가 자연스럽다고 느끼기도 하지만 읽는 책마다 번번이 마주치게 되는 그 종교들은 고추장범벅처럼 서양역사와 분리할 수 없게 버무려져 있는 것 같아 이제는 머리가 지끈지끈할 정도이다. 고추장범벅도 한두번이지, 맨날 먹으면 지겨워요! -_- 아무튼 언젠가 성경책까지 읽어야 할 것 같은 악몽에 시달린다. 어쩌면 이슬람의 코란과 유대교의 경전(구약성서인가?)까지도. 그들의 유일신종교는 내 독서생활의 첫번째이자 아주 큰 고비가 될 것 같다. 

아...장미꽃을 보며 마음을 순화하리라...ㅠㅠ
분류 : 생각 2009. 2. 13. 1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