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ainter 1 Manet & Monet, 강모림, 돌풍



인상주의화가들의 작품은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일상같은 느낌이어서 그들의 시대에 그 화풍과 정신은 혁명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기가 힘들다. 우리는 모네와 세잔, 고갱같은 이름을 친구의 이름처럼 친근하게 느끼고 있고 대통령의 이름을 찍찍이로 잘못 알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조차도 빈센트 반 고흐의 이름은 다 안다. 그가 자신의 귀를 잘랐다는 사실도, 그의 불타는 해바라기 그림도. 그만큼 인상주의가 문화와 예술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는 뜻일 것이다.

이 책은 19세기 후반, 미술사에 획기적인 이정표를 만들고 모더니즘시대를 찬란하게 열어젖힌 두 화가, 마네(Manet)와 모네(Monet)의 작품과 생애를 만화로 표현한 만화가 강모림의 작품이다. 마네, 모네의 일생과 에피소드, 그리고 그들과 함께 활동했던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만화라는 친근한 방식으로 표현되어 한결 다가가기 쉬운 책이다. 만화가 강모림님의 귀엽고 개성있는 만화와 함께 곳곳에 화가들의 작품들이 설명과 함께 배치되어 있어 가볍고도 진지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환상, 꿈, 신화, 역사를 고전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던 19세기 살롱과 아카데미예술의 권위에 도전하여 현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자 했던 예술가들의 열정을 그 시대속으로 들어가 나도 그들이 되어 함께 느껴본다. 사회적 비판을 담으려는 생각도, 혁명가적 자질이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급진적인 예술가들의 본보기가 되고 인상주의 화가들에게 수많은 영감을 주었던 마네. 평생 빛을 쫓고 연구하며 자신의 그림에 담으려 했던 인상주의의 중심이었던 모네.
진정한 예술이란 동시대의 모습을 담아내는 것이라며 현실의 예술을 추구했던 화가들의 모습이 우리 시대의 여러 모습을 보는 듯 닮은 느낌으로 와닿는다. 기존의 권력과 새로운 추구가 갈등하며 변화를 이루어 나가는 인류 역사의 한 단면을 150년전의 프랑스에서 본다. 과거를 극복하려는 열망과 청년정신은 언제나 가슴 두근거리는 일이다.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만화책이지만 두세번쯤 보면 마네와 모네뿐만 아니라 당대의 많은 진보 예술가들과 그들의 시대정신을 만날 수 있다. 그들에 대해, 그 시대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게 만드는, 상당히 괜찮은 입문서이다. 강모림님의 화가시리즈 후속작의 출간이 기대된다.

화가 1 - 화가의 삶을 알면 그림이 보인다
The Painter 1, Manet & Monet
글,그림 : 강모림
출판사 : 돌풍
분류 : 북리뷰 2009. 1. 22. 1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