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단의 조치를 단행했다.
마징가에 지탱해 서서 책읽고 일하는 일상을 건강인(?)처럼 앉아 있는 일상으로 당분간 바꾸기로 결정. 발목의 증상이 심상치 않고 거의 두달이 다 되도록 호전되지 않아 어쩔 수가 없다. 조립을 분해해 구석에 넣어두었던 책상을 꺼내 다시 조립하고 얼마전에 구입한 반듯한 나무의자를 놓고, 최대한 고관절에 무리가지 않게 모니터와 키보드와 마우스의 위치, 높이를 잡고, 앉아있을 때 몸을 잡아줄 수 있도록 두루마리휴지와 쿠션을 동원했다.

도리의 이직문제를 둘러싼 크고 작은 일들과 발목문제로 인해 2주정도 일에 손도 못대고 있었던터라 마음이 급하다. 어제는 처음으로 앉아서 일을 해 보았는데, 첫날부터 고관절이 아우성을 치는 게 ㅠㅠ 영 괴롭다. 10초도 못 서있을 거 같아서 블로그관리고 뭐고 아무생각도 없던 지난달보다 좀 낫기는 하지만...앉아있을 때 고관절이 조금이라도 덜 불편하도록 좀 더 고민을 해봐야겠다.

'첩첩산중'이라는 말을 뼈저리게 실감하는 요즘의 일상. 그 와중에도 큰 위안이 되는 일이 있다. 다니던 병원의 물리치료실장님이 내 발목과 고관절을 두루두루 봐주고 계신 것. 일주일에 한번 진심어린 치료를 받다보면 몸의 통증도, 일상의 불편함도, 우울증도 모두 사라지는 듯 기분이 좋다. 인간이라는 게 참으로 유약하고 간사해서, 그렇게 절박한 상황에서도 시키는 운동 제대로 안하고 농땡이친다. 어린 시절부터 벼락치기하던 습관 개 못주고, 해야할 운동도 금요일 다가오면 부랴부랴 한다.

작은 희소식은, 류마티스도 아니고 강직성 척추염도 아니라는 것. 이런 병을 의심해본 적은 한번도 없지만, 관절 곳곳이 성한 데가 없다 보니 병원을 갈 때마다 강직성 척추염이나 류마티스를 의심하는 의사들 때문에 마음편히 물리치료도 못받고 있었는데, 계속 그 검사를 미루다간 적절한 치료에 차질이 있을 것 같아, 정말 의사들 보여줄려고 검사받았다. 검사결과는 류마티스 아님, 강직성 척추염 95% 이상 아님. 아니라고 확신하면서도 은근히 불안했는데 이제 편히 손목, 팔꿈치까지 치료받으러 다녀야겠다. 염증수치를 검사하는 피검사는 '아주! 깨끗'이었다.

나니도리 화이팅!
분류 : 나니도리 2010. 4. 6. 1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