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은 책 2권을 겨우 읽었다. 루스 베네딕트의 <문화의 패턴>과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열대>. 프레이저의 <황금가지>는 을유문화사에서 2권으로 나온 맥밀런판 축약본을 이제 1권을 읽고 있는 중이다. 황금가지를 읽다가 주술의 수많은 예 가운데 고대한반도의 기우제에 관한 짤막한 부분을 읽고, 어쩌면 이 책으로 인해 한국고대사에 관심을 가지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주로 서구중심공부(이렇게 안되기는 정말 어려울 것이다..완전 블랙홀같은 느낌)를 하면서 이제나저제나 언젠가 동양쪽 역사로 넘어갈 실마리를 발견하고자 했는데 <황금가지>에서 그 단초를 마련하게 될 줄이야. 한국사에 대해서는 우리 자신의 역사라 그런지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기가 힘들어 공부를 시작하기가 어려웠는데(한마디로 꼴도 보기 싫은 감정이랄까) <황금가지>를 통해 어쩌면, 좀 더 담백한 인류학적인 시선으로 한국사를 바라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물론 아직은 고대사까지다, 어쩌면 고려시대까지도 그럭저럭 가능할 듯.)

<황금가지>를 노베르트 엘리아스의 <문명화과정>과 함께 보면 좋다는 어떤 리뷰어의 글을 보고 갑자기 노베르트 엘리아스와 그의 저서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관심이나 열정이라는 것이 아주 사소한 이런 일들로 생긴다는 게 참 재미있다.. 문명이라는 제목을 가진 책을 여럿 보관함에 담고는 있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난감했는데 그 리뷰어의 한 마디로 무작정 노베르트 엘리아스의 <문명화과정>을 선택했다. 그와 더불어 언급되는 필립 아리에스와 그의 저작도 다음 공부목록에 포함. 이렇게 찾아다니다보니 즐겨찾기에 넣어두고 가끔 방문해 마음의 양식과 정보를 얻는 정윤수님의 블로그 [정윤수의 booking...365]에도 노베르트 엘리아스 관련한 알라딘 링크가 있었다.

당장 읽고 싶은 책들이...죄다 분량이 너무 많다. 공부를 시작할 무렵에는 일년에 100권은 읽을 수 있겠지 자신만만했는데 하다보니 완전 불가능이다... 개인적인 상황도 큰 이유 중의 하나지만 인문고전들이 분량도 내용도 만만치 않아서 느릿느릿한 나같은 사람은 소화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내년에는 50권이 목표이지만 30권정도도 벅찰지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5년동안 1000권을 읽었다는 그 파란여우님은 불가사의란 말이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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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공부 2009. 12. 30. 1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