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주말이야기를 써 본다. 그동안 우리의 주말은 지극히 축 늘어진 주말, 청소하는 주말, 좀 쉬어나 보자는 시큰둥한 주말이었는데 지난 주말은 간만에 기분이 업되는 주말이었다.


몇달전에 곰도리가 발견한 대치동의 <할매재첩국>은 밥만 먹으러 가기에는 좀 먼 거리여서 그동안 겨우 두 번 가 보았다. 재첩국을 최고로 좋아하는 내 입맛에도 부족하게 느껴지지 않고 반찬도 맛있어서 내 마음속에서는 이미 일번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 식당은 재첩국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입소문이 나 있는 '부산 재첩국집'인데 두번째 갔을 때 '부산막걸리'를 먹어본 곰도리가 과연 '막걸리도 최고~'라고 마음에 들어했다. 재첩국을 나만큼은 좋아하지 않는 곰도리가 이번에는 전어구이를 시켜 보았다. 가을이 되니 아무래도 전어를 한번 먹어줘야 하지 않겠냐며. ㅋㅋ 가을전어가 기름기가 많아 늘 먹고나면 배탈이 나곤 하던 곰도리였는데, 역시 <부산 할매재첩국>의 전어구이는 내가 먹어봐도 최고였다! 전어구이에 딸려 나오는 반찬들은 소박하면서도 평소에 맛보기 힘든 별식이었고, 주인공 전어구이도 다른 데서 맛보지 못한 감칠맛이 일품. 역시 <할매재첩국>은 음식을 제대로 한다. 나는 이번에도 재첩진국을 시켰고, 국물과 재첩알을 듬뿍 달라고 했고, 홀의 아주머니는 양이 흘러넘칠것같은 진국그릇을 아니나다를까 또 곰도리앞에 놓았고, 곰도리가 자리를 바꾸어 주었고, 나는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 다 먹었다. 역시 재첩진국을 먹고 나면 생명이 되살아나는 기분이다. 할매재첩국 정말 최고다. ㅠㅠ





토요일은 분당도서관에서 빌린 책의 반납일. 결국 빌린 책을 도리도 나도 다 읽지 못하고 돌려주게 되었다. 100페이지도 안 읽은 코플스톤 신부님과 마르크스 사위의 책을 반납하고, 이번에는 홋타 요시에의 <위대한 교양인 몽테뉴1>을 빌리러 야탑에 있는 분당중앙도서관으로 향했다. 몽테뉴책이 분당도서관에는 없고 분당중앙도서관에는 있는 걸 보니 중앙도서관이 더 책이 많은 걸까? 했는데, 와아! 중앙도서관은 정말 우리가 마음속에 그리던 그런 '진짜 도서관'이 아닌가. 일단 대학도서관 뺨치는 규모, 책 좀 있네~ 싶은 문헌정보실, 큰 열람실과 홀에까지 내놓은 열람좌석들, 지하매점과 식당까지.ㅎㅎㅎ 이건 진짜 도서관다운 도서관이 아닌가. 게다가 바깥에는 산책길과 나무숲까지 있다. 이런이런, 이렇게 좋은 도서관을 이제서야 발견하다니. 가슴이 두근거리는 이 느낌 너무 좋아. 곰도리와 토요일마다 가기로 하고, 홋타 요시에의 <몽테뉴1>, <고야1>, <라 로슈푸코의 인간을 위한 변명>을 빌려서 돌아왔다.


스킨을 한달을 두고 보질 못한다. 한번 맘에 안드는 구석이 발견되면 해결을 할 때까지 끝장을 봐야 직성이 풀리니...(이 성질때문에 병이 깊어졌지 -.-;; ) 저저번 스킨(일명 시즌6 ㅋ )이 두달을 넘기길래 드디어 스킨교체병에서 해방되었다고 좋아했는데, 결국 페이지모던을 잊지 못해 페이지모던 스타일로 바꿨다가(일명 시즌7), 한글로 써야하는 제목(바다안공부)때문에 분위기가 예상과는 달라진 것과 특정한 기능문제때문에 찜찜해서, 시즌6으로 돌아갈까 어쩔까 고민하다가 결국 또 스킨교체병에 굴복하고 말았다. 이번에 바꾼 스킨은 내부적으로(?) 일명 시즌8인데, 이번엔 꼭 마지막이 되길... 기도해 본다. (바꾸고 난 직후에는 항상 '이번이 마지막'이지 ㅋㅋ) 아니, 어쩌면 몬가를 '완성'한 후 느끼는 이 성취감때문에 번번이 스킨을 교체하는 건지도 몰라. 내 생활이 3년전부터 성취감하고는 거리가 먼 시든 생활이 되었으니 말이다...OTL
분류 : 나니도리 2009. 9. 29. 16:04